동남아시아지역 해상운임이 오르면서 화주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 5월 말 발표한 ‘최근 동남아시아지역 해상화물 물동량 및 운임 동향 조사’에 따르면 5월 동남아의 주요 항로 운임은 지난 1월보다 최대 50%(TEU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주업체들은 운임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선사들은 그동안 바닥을 치던 가격이 오른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화물운송주선업체(포워더)들은 선사와 화주들 눈치 보느라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 운임 얼마나 올랐나?
RADIS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항로는 4월 중순 포트별로 100달러대에서 300달러대 수준으로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TEU 기준). 부산-방콕 항로의 경우 지난 1월 TEU당 450달러에서 5월 600달러로 150달러가 올랐다. 부산-마닐라 170달러, 부산-싱가포르는 200달러가 올랐다(표 참고). 운임이 오른 이유에 대해 무역협회 측은 물동량 증가와 국내외 주요 선사들이 선복량을 줄이는 등 공급 감소 노력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하단 그래프 참고)
앞서 주요 선사들은 지난 1월 운임인상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3월과 6월, 9월, 11월 단계적으로 TEU당 50달러선에서 인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GRI(기본운임인상)을 단행하는 등 운임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이 화주업체들의 불만이다. 화주들은 최근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운임 인상으로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중소화주들은 운임이 올라감에 따라 아예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한 선박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화주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물류비가 올라가니 수출해도 남기는커녕 손해를 보는 판”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불과 5개월 사이에 평균 20% 가량 오른 셈인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 물건 값을 5%만 올려도 수출이 안 되는 판에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을 늘어놨다.
그러나 선사들은 그동안 고7,3063,7,3063, 떨어져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크게 오른 지역은 일부 양해를 구하고 올리긴 하지만 그래봐야 세발의 피다. 적정가를 받겠다고 했다가는 고객(화주)들이 다른 업체를 이용하겠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포워더 업체 B사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운임이 너무 많이 오르면 선사와 협의를 통해 일부 할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선사들이 지난해 워낙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거부하고 있다”며 “운임이 내려가면 화주들이 먼저 반영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오르면 모른 척하기 일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다수 포워더 업체들의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화주를 잃으면 타격이 크다. 그렇다고 선사들이 운임을 내려주지도 않는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손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운임이 다시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덧붙였다.하반기 운임 조정 가능성 있어
전문가들은 동남아 항로 운임이 하반기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동남아 항로는 유럽 항로 운임에 영향을 받는 편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오르던 유럽 항로 운임이 6월 초에 주춤한 상황이며, 동남아 항로 운임도 약간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한국 화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주 화주들도 운임에 반발하고 있어 이른 시기에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는 “선사들이 지난해 수익성이 좋지 않아 조정을 미루는 인상이 있었지만 최근 한 발 물러서고 있는 것 같다”며 “6월 운임을 올리기로 했는데 연기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물류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