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안되는 건 맞지만, 이대로는 못 살겠다. 가격을 올려야겠다"업황 부진에 고전하는 아시아권 해운사들이 아시아~북미항로 운임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동량 감소 때문에 그동안 운임을 올리지 못했지만,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마당에 더 이상 출혈 운항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26일 해운업계, 외신 등에 따르면 아시아~북미항로에 취항 중인 해운사들은 채산성 회복을 위해 내년 1월부터 미국 대상 컨테이너 운임을 인상키로 했다. 일부 정기선사는 이미 인상폭을 공표한 상황. 스위스선사 MSC는 1월1일부터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20달러, 40피트 1개당 400달러, 40피트 하이큐브 1개당 450달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운사들이 운임 인상을 시도하는 이유는 미국 경기 침체로 북미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부진한 반면 고유가 탓에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 당초 성수기인 9월에 운임이 올랐어야 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되레 운임이 내린 상태다.더구나 내년 5월쯤엔 재계약이 몰려 있어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 해운업계에선 "지금 못 올리면 내년엔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다만 대형화주의 반발을 의식해 중소화주나 무선박 운송사업자(NVOCC)의 운임부터 올릴 방침이다. 중소형화주는 대형화주와 달리 연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물론 그만큼 운임 인상 효과는 약해진다.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컨테이너 화물은 미국 소매업자 등 대형화주가 선사와 연간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운임 인상의 대상이 될 화물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최근의 북미노선 운항 축소가 운임 인상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진해운(117930) (11,600원 0 0.00%)이 SJX노선 서비스를 11월부터 중단키로 했고, 코스코 컨테이너라인즈가 CLX노선을 운항 중단했다. 현대상선이 포함된 뉴월드얼라이언스도 아시아~북미 서안항로 서비스를 축소했다.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은 내년초 운임을 인상할 수 있도록 노선 감축이나 서비스 재편 등을 꾀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상해항운교역소에 따르면, 중국 상해에서 수출하는 북미 서안 대상 컨테이너화물의 스팟운임(해상운임과 각종 할증료)은 최근 40피트당 1495달러로 지난 5월초의 1843달러에 비해 300달러 이상 하락했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5월쯤 운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