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과잉의 덫 (下) / 해운·조선 ◆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5005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락하는 등 영업 환경이 극도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가 대대적인 선박 투자로 공급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머스크는 아시아~유럽 항로에만 선박 70척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는 한진해운 전체 사선 수(자체 선박 숫자ㆍ42척)보다도 28척 많다.
전 세계 해상에 배가 넘쳐나자 선박 운임은 급락하고 있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화물 운임지표인 컨테이너선 대여지수(HR지수)는 지난 2일 556.5를 기록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1,3063,逑杉1,3063,기에는 모처럼 선박 투자를 하며 공격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선박 연료 가격 고공행진, 운임 하락 등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선박 투자 기조를 곧바로 접었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업체들은 돈이 안 되는 노선을 축소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한진해운은 2009년 시작한 SJX노선 서비스를 이달부터 중단했다. 이는 동남아~일본~미주에 이르는 노선으로 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이 투입된다. 이 해운사는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지난 6월에는 2500억원 규모 공모사채를 발행해 연료비 등 운영자금을 충당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 일감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국내 `빅3`가 올해 3분기 수주한 금액은 78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1분기 128억9000만달러에 이어 2분기 212억4000만달러로 수주액이 늘었던 이들 3사 일감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해양 플랜트 위주인 국내 조선소들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을 주로 건조하는 국외 조선소가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STX중국 다롄조선소 수주액은 3억달러 수준이다. 지난해(11억달러)에 비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경기 침체에 따라 크루즈선을 주로 건조하는 STX유럽도 수주 계약을 따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대우조선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는 올해 4억7000만달러, 현대중공업 베트남 비나신조선소는 2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매일경제]
